[시 감상] 8월의 위로
이 뜨거움도 곧 지나가리라 / 정어린 시인
위드타임즈 기사입력  2021/08/0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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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좁은 등을 다독이며 팔월이 그렇게 속삭이듯이ᆢ  [사진=정어린 ]

 

 

▲ 태풍 안겨오는 뭉개구름에 내 비밀스런 청춘을 묻던 날이ᆢ  {사진= 정어린}

 

 

 

       [ 8월의 위로 ]

 

                         정어린  시인 

 

 

풋풋한 온기의 날이 언제였던가

태풍 안겨오는 뭉개구름에 내 비밀스런 청춘을 묻던 날이ᆢ

 

휘어진 척추를 가누며 저 산을 넘던 어머니의 헌신이

내 작은 가슴에 너무도 사무쳐 

빈 대야에  빗물을 채우면서 혼자 중얼거렸지ᆢ

"손수레 끌며 이글거리는 아스팔트를 지나던 엄마! 많이 힘드셨죠?!?"

 

오물 가득한 내 복부를 무지개처럼 현란한 욕망이 휘돌아 나갈 때

문득 펄펄 끓는 배반의 시절 속에 있음을 알았지

 

7월이 밀고 9월이 끌고

열기가 밀고 냉기가 끌고

야망이 밀고 절망이 끌고

어미가 밀고 아비가 끌고

 

나는 마그마같은 사랑에 떠밀려

산처럼 폭포처럼 눈물처럼

이 계절을 지나려면 난파선에 의지해

망망대해를 떠도는 방랑자일 수 밖에

  

친구가 그대를 속일지라도

애인이 그대를 떠날지라도

가족이 그대를 버릴지라도

 

이렇게 소리칠 것이다

이 외로움도 곧 지나가리라

이 뜨거움도 곧 지나가리라

이 두려움도 곧 지나가리라

 

내 푸르름이 그렇게 변색하듯이

내 좁은 등을 다독이며 팔월이 그렇게 속삭이듯이ᆢ

 

 

▲ 이 뜨거움도 곧 지나가리라.{사진= 정어린]     

 

 

 

 

▲ 정어린 시인

[ 정어린 시인 프로필]

본명: 정규훈 

성균관대학교와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동서 철학을 공부하고, 주전공은 한국 종교철학이다. 신구대,서일대,중국자무스대학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총신대학교 인문학 교수와 통합인문학회 회장 등을 맡고 있다.  "한자놀이교육"발명특허권자이며,20여권의 저술을 바탕으로 AI.게임학습,인지케어이론과 실천에 주력중이다. 시집 "집 떠나는 고양이가 늘고 있다"(94년베스트셀러) 등이 있고, 시가 서화 인문 치료의 실용적 활동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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