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했던 쉰 목이 복사꽃 색빛으로 다시 돋고[ 본문 시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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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影의 魂]
박 하 경
내 사주에 남편이 하나 더 있다 하더이다
그 사람이 진짜 남편이라 하더이다
어찌 그런 일 있겠냐며 깔깔 웃는 내게
벌써 있을거라 그리 말하더이다
가만 가만 짚어보니
당신, 당신이오? 당신입니까? 맞습니까?
맞을성 싶습니다
그저 잔잔히 웃다 껄껄 말없이 웃는 걸 보니
틀림 없는 듯 싶습니다
언제 당신이 옆구리에 닿았을까
내 인생 허리쯤에서 중간 등뼈로
찾아 오시던 그 걸음소리가
다시 들려나는 걸 보니
아마 그때가 맞나 봅니다
틀림없는 당신이 맞지 싶습니다
낮은 겨울 잿빛 같은 허허로움이
허수아비 빈 가슴에 슬픔으로
물 차오르던 저녁나절
자박자박 빛으로 오셔서
풀어진 동공에 생기를 불어넣고
얼음박힌 가슴에 어느 별에 존재하던
날빛 바람으로 채우시던 그때 말입니다
퍼랬던 멍이 화들짝 해체되고
갈했던 쉰 목이 복사꽃 색빛으로 다시 돋고
색동보자기 닮은 낭낭한 웃음이 터져나게 했던
천상 지상 여닫는 은빛 날개로 내게 온, 당신
無影의 魂 애모의 사자시여!
[秀重 박하경 시인 프로필]
출생: 전남 보성. 시인, 수필가. 소설가
한일신학교 상담심리학 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경희사이버대학사회복지, 노인복지학 전공
월간모던포엠수필 등단(2004). 월간문학바탕 시등단(2007).한국문인협회,한국소설가협회와경기광주문인협회 회원, 현대문학사조 부회장, 지필문학 부회장, 미당문학 이사, 현대문학사조 편집위원. 종자와 시인 박물관 자문위원. 제2회 잡지수기 대상 문광부장관상.경기광주예술공로상, 2024년현대문학사조 문학작가 대상 등 시집 : <꽃굿> <헛소리 같지 않은 뻘소리라고 누가 그래?> 소설집: <군남여사 나셨도다> 외 동인지 다수 등 (현)송운당하경서재(유튜브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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